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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음악 영화

[영화] 이터널 선샤인(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2004)

by 화분 2013. 3. 21.


"누군가를 생각 속에서는 지울 수 있지만 가슴에서 내보내는 것은 다른 이야기이다" 


첫 만남의 설레임은 영원할 수 없다, 지금의 순간에 충실하고 행복하자는 단순한 이야기를 주인공의 기억을 탐험하는 이야기와 시간을 거꾸로 흘러가는 흐름의 다이나믹함, 서정적인 영상으로 그려내는 영화.


비슷한 주제의 영화가 얼마 전에 봤던 '우리도 사랑일까(Take this waltz)'이다. '우리도 사랑일까'가 드라마처럼 이야기를 풀어잔잔하고 평온하게 Lean-Back의 자세로 편안하게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면 (약간의 야한 장면들과 함께) 이터널 선샤인은 시간의 흐름을 뒤집으면서 관람객들의 두뇌를 회전하게 만든다거나 (찰리 카우프만이라는 천재 작가의 작품) 뇌의 기억을 지운다는 과학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이과생들도 더 흥미를 가질 수 있게 만들고, 부분적으로 CF적인 빠른 전개를 통하여 (감독이 CF와 뮤직비디오를 더 많이 찍어낸 미쉘 공드리이다) 관객을 더욱 Lean-Forward 하게 만드는 영화이다.  


주인공들의 연기도 인상적인데 코믹 연기로 더 많이 알려진 짐 캐리의 진지한 연기도 일품이고 케이트 윈슬릿도 이전의 시대극에서 벗어나 매력적인 연기를 선사한다. 이 두 사람이 아니라면 누가 조엘과 클레멘타인을 연기했을까는 생각도 들게 할 정도이다. 여기에 커스틴 던스트나 톰 윌킨슨 등의 조연들도 정말 좋은 연기를 선사한다.


나의 좋지 않은 기억을 지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는 생각을 할 때가 있지 않은가? 기억에서는 지울 수 있겠지만 마음 속에서는 지우기가 어렵다. 그게 사람 사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