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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IT 컨설팅과 UX

by 화분 2013. 1. 2.

IT 비즈니스 컨설팅을 하는 선배와 연락.


IT 컨설팅 솔루션 회사에서 기업 포털 시스템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수주했는데 클라이언트가 UX 전문가의 참여를 요청했다고 한다. 그런데 컨설팅 회사는 UX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어떻게 전문가를 구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한건 그 IT 컨설팅 업체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글로벌 IT 회사이고, 클라이언트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공기업이다. 공기업이 UX를 요구하는데 최첨단 글로벌 회사는 UX가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만큼 국내의 기업 솔루션 및 IT 시스템 시장에서 UX라는 것이 매우 생소하다는 것이고, 이것은 지금까지 십여년동안 국내에 IT 시스템이 도입되면서도 사용자에 대한 고려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실제 회사에서 생산성 향상을 위해 도입된 수많은 솔루션들의 사용성은 최악이고 모두가 불평을 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사용을 해야 하기 때문에 참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많은 돈을 들여서 컨설팅을 받고 솔루션을 도입하는 이유는 기업의 생산성을 향상하기 위한 것이다. 그렇지만 그 시스템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은 너무 불편하게 그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솔루션이나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 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이 눈앞에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들에게는 고객이 우선이라고 부르짖으며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외치면서도 직원들에게는 그러한 배려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2002년도 미국에 CHI 학회에 참석을 했을 때였다. 기업 홍보 부스 중에 Statefarm이라는 회사가 있어 UX 화면 이름 치고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볼펜을 하나 얻어왔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UX 회사가 아니라 보험 회사였던 것이다. 보험 회사에서 UX 담당자를 채용하기 위하여 부스를 차려놓았던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이미 B2C 시장 뿐 아니라 B2B 시장의 UX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고 전자 뿐 아니라 금융 등 서비스 전 분야에서 사용자, 전문적으로 고객의 입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익숙해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의 기업이 미국이나 유럽의 회사와 서비스 경쟁을 벌인다면 그 결과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 않을까.

 

서비스 제공 업체가 되었든, 머리 좋은 클라이언트가 되었든 이제는 UX를 해야 하는 때가 온 것 같다. 이러한 붐업의 분위기에서 제대로 된 UX의 역할을 보여주고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작년부터 BA(Business Analyst)와 UX가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연구에 대해서도 정리를 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