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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음악 영화

[책] 일의 언어

by 화분 2017. 5. 8.


"당신은 어떤 일을 해주시를 기대하면서 그 제품을 고용했는가?"

이노베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이다. 


그동안 많은 회사들이 이노베이션을 외치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뽑고, 유명하다는 방법들을 적용하려고 시도해왔다. (얼마나 새로운 방법론을 이해하고 적용하려고 노력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케팅 전문가를 고용하거나 컨설팅을 받기도 하고, 새로운 상품 기획 방법론을 적용해 보기도 하고, UX 디자인이 중요하다며 디자인 팀을 만들고 근사한 디자인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렇지만 정말 이노베이션을 보여준 회사는 그렇게 많지 않다. 왜 그런지는 회사마다의 사정이 다르겠지만 내 생각에 가장 중요한 점은 기존의 관점을 유지한 상태로 새로움을 추구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관점을 바꿔야 새로움을 성취할 수 있다. 클레이턴 크리스텐슨은 '해야 할 일 이론 (Theory of Jobs to be Done)'을 통하여 이노베이션을 위한 참신한 그리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이 책은 밀크셰이크에 대한 사례로 시작한다. 더 많은 밀크셰이크를 팔기 위하여 패스트푸드 회사는 사람들에게 여러가지 질문을 던지면서 노력을 해 왔다.


"우리의 밀크셰이크를 어떻게 개선해야 고객이 더 많아질까요? 농도를 더 걸쭉하게 만들까요? 다양한 맛을 추가할까요? 가격을 내릴까요?"


이 질문에 대한 고객들의 피드백을 반영하여 많은 시도와 노력을 해 왔지만 매출의 변동은 없었다. 위의 질문들은 전통적으로 마케팅이나 UX에서 고객조사 또는 사용자 조사에서 던지는 질문들이다. 그렇지만 이 질문에 대한 고객들의 답에 대하여 회사는 왜 고객이 그런 대답을 했는지 알 수가 없고, 무엇을 해야 할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저자는 이 문제를 완전히 새로운 각도에서 접근하고자 했다.


"실례합니다만, 어떤 할 일을 해내기 위해 당신은 이 패스트부드점에 와서 밀크셰이크를 고용하게 되었습니까?"


사람들은 일상 속에서 날마다 벌어지는 일들이 있고, 그 일을 해 주거나 도와줄 수 있는 무엇을 고용하게 된다.  고객들이 단지 제품을 구입한다는 관점이 아니라 제품을 고용하여 그들의 생활 속에서 어떤 구체적인 할 일을 수행하도록 요구하는가의 관점에서 분석을 하기 위한 질문이다. 이 결과 사람들이 밀크셰이크를 어떤 할 일을 위하여 고용하는가에 대한 새로운 답을 찾게 되었다. 


"잠을 깨워주고 아침 통근길을 심심하지 않게 해줘."

"아이들에게 쉽게 "그래"라고 이야기해줄 수 있는 자상한 아빠가 되게 해줘."


새로운 질문을 통하여 발견한 두 가지의 중요한 포인트는 두 가지이다. 

1. 사람들이 제품을 고용하는 새로운 목적의 발견

2. 같은 사람이라도 시간과 상황에 따라서 제품을 고용하는 목적이 달라진다는 점 


할 일은 '어떤 사람이 특정 환경에서 이루고자 하는 발전'으로 정의하며, 할 일은 기능적 차원 뿐 아니라 사회적, 정서적 차원을 함께 갖추고 있다. 올바른 할 일을 찾기 위해서는 단순한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고객의 발전의 관점에서, 다양한 상황과 맥락을 고려해야 하며, 할 일을 해결해주는 기능적인 측면 뿐 아니라 사회적이나 정서적인 차원을 함께 봐야 한다. 이 책에서는 올바른 할 일을 찾는 방법과 해결책을 찾고 접목하기 위한 방법에 대하여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일에 대한 경계가 점점 사라진다는 점이고, 더 넓은 역할을 머릿속에 넣고 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마케팅, 상품 기획, 디자인, 개발 등의 기능적인 역할들이 제각기 고객 또는 사용자들을 이해하기 위하여 노력해 왔고 자신들의 업무에 적용하기 위하여 노력해 왔다. 그렇지만 각자의 일에 국한하여 사람들을 이해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게 되었으며, 결국 영업 마케팅에서부터 개발 생산 품질관리까지 모든 역할이 사람들에 대한 같은 생각을 갖고 하나의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점점 먹고 살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할 일을 찾기 위하여 이 책에서 활용하는 방법들은 이미 우리가 들어보고 써봤던 것들이다.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지거나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스토리 보드로 작성하는 일 등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도구들의 성공과 실패를 바꾸는 점은 관점(Perspective)이다.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는 "관점은 아이큐 점수에서 80점의 가치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만큼 새로운 관점에서 사람들을 보는 것은 이노베이션을 결정할만큼 매우 중요하다. 새로운 관점을 갖는 것. 이 책이 던져준 깨달음이다. 


조훈현 아저씨가 무지 오래 계셨는데 드디어 바꾸게 되었다.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