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음악 영화

Revolutionary Road

by 화분 2009. 6. 29.


중산층 부부에 대한 꾸미지 않은 이야기.

미국 뉴욕 근교의 마을에 사는 프랭크와 에이프릴은 두 아이를 가진 부부이다. 프랭크는 중견 기업에서 나름 능력있는 직원이고 에이프릴은 능력에 한계를 느끼는 연극 배우에 대한 꿈을 접고 아이를 돌보는 삶을 사는 아주 행복하지는 않지만 남부럽지 않은 부부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인 에이프릴은 남편이 파리에서 찍은 한 장의 사진을 발견하고는 파리로 가서 살자고 제안하고 프랭크는 그 제안을 마지못해 수락하지만, 현실을 벗어나려는 너무도 막연한 생각에 대한 두려움과 일에 대한 성공에 대한 꿈을 셋째 아이의 임신으로 포장하면서 파리행을 거부하면서 둘 사이에는 싸움과 화해가 반복되는 변덕스러우면서도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지지만 에이프릴은 결국 슬픈 결과로 현실을 벗어나 버린다.

이 영화의 배경은 1955년으로 큰 호황을 누리지만 반면에 향략과 나태함에 빠져버리는 미국 중산층의 삶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폴 크루그먼의 "미래를 말한다"에서 산업혁명에서 발생하는 부를 누리지 못하던 중산층이 정치적인 변혁을 겪으면서 부유층과의 갭을 줄이게 되는 "대압착"이 발생하는 시기가 1950년대인데, 민주주의의 관점에서 보자면 바람직한 서민이 잘 사는 좋은 결과이지만 그 이면에서는 향략과 권태라는 윤택해지는 삶에 대한 부작용들이 발생하게 되어 남편은 바람피고 부인은 계속되는 무기력한 생활로 우울증과 히스테리를 호소하게 된 것이다.

지금은 어떠한가? 빈부의 격차가 당시의 미국보다 벌어져 있기도 하고 여성들의 사회 생활이 크게 늘어나기는 했지만 크게 달라지지는 않은 것 같고, 오히려 점점 사회 문제가 복잡하고 다양하게 발생하고 있는 듯 하다. 이 영화는 과거의 이야기를 통해서 현재의 문제를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내가 결혼을 하면 어떤 모습이 될까? 누군가와 결혼을 하고 나서 항상 아내를 지루하지 않도록 만들어 줄 수가 있을까? 몇 년 후에 어디론가 같이 떠나자고 한다면 지금의 일을 과감하게 그만 둘 수 있는 결정을 할 수 있을까? 현실을 벗어난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을텐데...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하고 넘어갈만한 쉬운 주제가 아닌 듯 하다. 적어도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꾸준히 관심을 가져주는 것만도 쉽지 않은 일인 듯 하다.

내가 좋아하는 여배우인 케이트 윈슬렛의 연기는 물에 오른 듯 하다. 이 영화와 "더 리더"를 통해서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며 최고의 여배우에 올랐고 앞으로의 모습에 더 큰 기대를 갖게 한다. 강한 인상 때문에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The Holiday"와 같은 가벼운 영화 보다는 진지한 심리를 보여주는 역할이 더 잘 어울린다. 반면에 레오나르도님은 "Catch Me If You Can"이 딱 어울리는 배우이다. (안 좋아 하는 티가 너무 나나?)

포스터만 보고 가볍게 선택한 영화인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 영화였다. 다음에 기회가되면 사무실에서 말고 조용히 집중해서 다시 한 번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