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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무상급식에 대한 공병호 소장의 이야기를 보고

by 화분 2011. 1. 2.
공병호 경영연구소 소장의 무상급식에 대한 트윗들과 글에 대한 의견을 간단히 정리해 본다.

http://twitter.com/GongByoungHo

자유주의 훼손 문제
무상급식이 자유주의를 훼손한다고 주장하시는데, 자유주의의 의미와 목적을 생각하지 않은 채 이분법적인 논리로 자유주의가 아니면 사회주의라는 생각은 곤란하다. 우리가 대통령 투표권을 행사할 때 부자는 3표, 중산층은 2표, 수입이 없는 사람들은 1표를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똑같이 한 표 씩을 행사한다. 자유주의는 돈이 많든 없든간에 공평한 기회를 갖는 것을 의미한다. 가난한 아이들 역시 교육에 대한 공평한 기회를 가져야 하며, 무상 급식은 공평한 교육의 기회에 필수적이다.
물론 지금까지 노력을 많이 해서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더 많은 것을 누려야 하고, 게을러서 노력하지 않은 사람들이 모자라게 살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부모를 잘못 만났다는 이유로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자유주의에 반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유주의의 훼손이라는 차원에서라면 공소장이 이야기한 무상 급식의 기준인 "돈을 벌지 못한다면" 이라는 자체도 이미 자유주의에 배반된다. 서로 모순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무상 확대로 인한 경제 파탄 문제
무상 급식을 하게 되면 무상 의료 등 모든 것을 무상으로 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경제가 파탄난다고 하셨는데, 무상급식 한가지를 가지고 일방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본질을 흐릴 뿐 아니라, 무상급식을 무임승차의 만연으로 표현하고 재정의 파탄으로 이어질 것으로 주장하는 것이야말로 논리의 비약이 아닌가 한다. 그렇다면 현재 시행하고 있는 무상 교육도 경제 파탄의 중요한 원인이 되어야 한다. 무상 의료를 제공하는 유럽의 선진국들이 망하지 않고 우리보다 더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부자들의 인기를 얻기 위한 부자감세를 폐지하거나, 낭비되는 정부의 예산을 활용하여 무상급식을 한다면 경제 파탄이 날 리가 없다.

선별적 무상 급식
지금처럼 형편이 되지 않는 아이들은 세금으로 지원하면 되고, 여유가 되는 사람까지 전부 세금으로 지원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보면 무상급식을 받는 어린이들이 얼마나 큰 수치심을 갖는지, 좀 더 넓게 이야기하자면 무상급식의 큰 취지 중의 한 가지가 어린이들의 인권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모르는 듯 하다. 트위터 활동을 열심히 하시는데 최근 트위터를 뜨겁게 달궜던 EBS의 '공짜밥'을 한번 보셨으면 그런 이야기를 안 하셨을텐데.
http://www.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25880

합리적 무지와 남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태도
무상급식을 찬성하는 사람들이 합리적 무지한 상태라고 했는데, 그 논리로 따지자면 보통 시민들은 정부의 정책 또는 정치인들의 이야기에는 입다물고 있으라는 이야기와 같은것 아닌가? 가난한 집안 자식들도 마음 편히 공부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이야기를 해도 공병호 소장의 이야기라면 '합리적 무지'에 빠져 감성적으로 움직이는 보통 시민들이 되는 것이다.
한국인들은 자기 주장이 강하고 공짜를 좋아한다는 이야기까지 하는 것 보면 이 사람의 주장이 얼마나 논리적이지 않은지를 알 수 있고, 본인의 주장과 다른 (무상급식을 찬성하는) 사람들을 합리적 무지에 빠져있고 자기 주장이 강하고 공짜만 좋아하는 사람들로 매도하는 태도야말로 자신과 주장이 다른 사람들을 폄하해 버리는 나쁜 태도가 아닌가 한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공병호라는 사람은 '자기개발', '자기경영'을 통하여 사람들을 성공하도록 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결국 환경이 어려운 사람들이 자기개발을 통해서 성공을 해야만 장사를 더 잘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자기개발이라는 비즈니스 자체가 성공하지 못한 어려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며, 성공하지 못해도 어느정도의 생활이 가능한 세상은 정작 본인의 성공에 해가 될 수도 있겠다. 사회 복지가 훌륭한 스웨덴 같은 나라라면 공병호라는 사람은 자기개발 비즈니스로 성공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거꾸로 가난한 사람들이 성공을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도록 한다면 자기개발 비즈니스가 더 번창하는것 아닐까? 무상급식을 통하여 가난한 부모를 둔 어린이들이 공평한 기회를 갖고(사교육을 감안한다면 완전히 공평할 수는 없겠지만) 희망을 생각할 수 있다면 자기개발에 대한 노력을 더 많이 할 것 같은데 말이다.  

평소에 자기개발로 유명하고, 자기개발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잘 듣고 있었는데 무상급식에 대한 주장과 그에 대한 트윗을 보면 별로 배울 점이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