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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음악 영화

[책읽기] 부자들의 음모 (★★★★★)

by 화분 2011. 1. 7.


어릴적 용돈을 받으면 엄마의 말씀을 듣고 은행으로 달려가서 꼬박꼬박 저축을 하던 기억이 있다. (물론 어떤 날에는 은행으로 달려가서 통장을 털어 맛있는 호빵을 사먹기도 했고, 어릴적 이후로는 저축을 할만한 정도의 용돈을 타보지도 못했지만...) 누구나 그랬겠지만 어릴때는 저축을 많이 해야 부자가 되고 잘 살 수 있다고 배워왔고, 어른이 되어서는 노후를 준비하기 위하여 금리가 조금이라도 높은 은행을 찾아 예금, 적금을 들고, 수익율이 높은 펀드에 투자하거나 연금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들어왔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에 대하여 조금의 의심도 가져본 적이 없다. 그렇지만 <부자들의 음모>에서는 지금까지 사람들이 상식처럼 생각하고 따라왔던 금융에 대한 지식을 완전히 뒤집어버린다.

이 책에 따르면 지금까지의 우리(부자가 아닌 금융 지식이 낮은 평범한 사람들)가 가진 금융 지식은 부자들이 부자들을 위하여 만들고 있는 속임수이며, 그들의 규칙은 전혀 다르다고 이야기한다.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돈의 낡은 규칙은 어릴때부터 지겹도록 들어왔던 것들이다.
- 좋은 학교를 나와서 든든한 직장을 잡아라
- 집부터 사라. 뭐니 뭐니 해도 집이 가장 큰 자산이다
- 돈은 버는 한도 내에서 아끼고 저축하라
- 주식, 채권, 뮤추얼펀드에 골고루 분산해 장기투자하라

1903년 미국의 교육제도가 부자들의 손에 넘어간 이후 학교에서는 돈에 대하여 가르치지 않았고, 1913년 설립된 연방은행이나 1929년 대공황 혼란 이후 생겨난 수많은 기관들, 1944년 브레턴우즈 체제를 통해 생겨난 IMF와 세계은행 등을 통하여 정부는 사람들의 경제 통제를 확대했고 미국 달러는 세계 통화의 중심이 되었다. 그리고 1971년 금태환제를 폐지하면서 미국은 마음대로 돈을 찍어낼 수 있게 되었고 (부루마블 게임에서 은행이 마음대로 돈을 만들어내듯이) 이후 수많은 파생 상품과 법률 제정을 통하여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었다.

그 결과 세상에는 돈이 넘쳐나지만 가난한 사람들의 수입은 늘지 않았고, 부자들이 강조한 투자 방식인 연금, 펀드, 저축 등으로 힘들게 모은 자산마저 결국 반복되는 금융 위기와 화폐의 가치 폭락을 맞으면서 모두 날려버리는 불행한 악순환이 계속 되고 있다. 2007년의 금융 위기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으며 앞으로 더 큰 위기가 닥쳐오면서 엄청난 인플레이션과 화폐의 가치 하락이 발생할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위기에서 우리는 지금까지 따라왔던 부자들이 세워놓은 규칙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규칙을 학습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 본래 가치가 그대로 유지되면서도 일정한 소득을 제공하고 또한 인플레이션에 따라서 가치도 계속 올라가는 자산에 돈을 써야 한다. 자본 이득이 아닌 현금 흐름에 투자해야 한다.
- 주식, 채권, 뮤추얼펀드에 분산투자를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이것들은 시장이 혼란에 빠지는 순간에 함께 망한다. 진정산 분산투자는 사업, 부동산, 종이자산, 상품의 네가지 자산 부문에 골고루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마음이든 돈이든 이것저것에 분산하지 말고 '집중'하라.
- '버는 만큼 생활하라'는 말은 가난한 사람을 계속 가난하게 만든다. 반대로 꿈을 향해 마음껏 나아가라. 꿈은 크게 꾸되 작게 시작하라. 버는 한도 안에서 살 궁리를 하지 말고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라. 수입을 늘리고 꿈을 향해 전진하라.
- 올바른 금융 지식을 쌓아서 앞으로 닥쳐올 금융 위기에서 무능력하게 무너지지 말고, 부자들과 같이 힘든 시기를 대비하면 좋은 시절만 누릴 수 있다.

우리집은 어릴적 형편이 좋지 않아서 힘든 생활을 했다. 어머님이 지독하게 고생하신 덕분에 집을 마련할 수 있었고 대단하지는 않더라도 남들 부럽지 않게 생활할 수 있게 되었다. 월급을 어머님께 드리면 항상 어머님은 정말 조금이라도 이자가 높은 곳을 찾아 다니시면서 통장을 만드셨고 돈을 모아오셨다. 이것만 보면 기요사키의 주장에 의하면 좋지 못한 방법이다. 그렇지만 어머님은 단순히 저축만을 하신 것이 아니라 꾸준히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셨다. 그 결과 많지는 않지만 어머님께서 최소한의 생활을 하실 수 있는 만큼의 수입을 만들어내셨고 덕분에 결혼을 하고 어머님 생활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큰 행복을 얻게 되었다. 누구에게 배운 것은 아니지만 매일 뉴스와 라디오를 들으면서 금융에 대한 나름대로의 지식을 쌓아오셨고 현명한 투자를 해오신 것이다.

처음에는 서점에 넘쳐나는 다른 재테크 책들과 다를 것 없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우리가 알지 못했던 돈의 역사와 현재 금융 위기에서 우리가 모르게 돌아가는 돈의 흐름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서 돈에 대한 정확한 안목을 갖고 있고 이를 전달하려는 작가의 능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금융 지식에 대한 전혀 새로운 기요사키의 말이 완전히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 그의 말에 큰 공감을 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내가 수동적으로 남의 손에 이끌려 단순하게 재테크를 하기 보다는 능동적으로 금융에 대한 지식을 쌓고 수입에 의존하기 보다는 돈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꾸준히 공부하여 금융 IQ를 높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