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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나는 가수다 - 화제는 있으나 감동은 없는...

by 화분 2011. 3. 14.


요즘에 나는 가수다를 재미있게 시청하고 있다. 2회밖에 방송이 되지 않았지만 잊고 지냈던 최고의 가수들을 다시 접한다는 것과 그들의 열창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다. 그렇지만 방송을 보고 있자니 가수들의 감동 보다는 불쾌함이 앞선다.

이 프로그램은 최고의 가수들을 한 사람씩 떨어뜨리고 새로운 최고의 가수를 채워넣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최고의 가수들을 점수를 매겨서 탈락시키는건 어릴적부터 성적순으로 줄 세워놓고 떨어뜨리는 문화와 다르지 않다. 멤버를 바꾸는게 필요하다면 누구를 떨어뜨리기보다 특정 미션을 가장 잘 수행한 사람을 명예의 전당으로 올려주는 방법도 있을텐데 궂이 꼴찌를 만들어서 그의 자존심을 깎으면서까지 탈락이라는 도구를 만들어야 했을까?

그리고 프로그램 전체의 분위기는 가수들의 실력을 감상하는데 집중하도록 하는게 아니라 누가 탈락할 것인가, 누가 꼴찌인가에 대한 순서 매기기에만 집중하고 있다. 정말 지저분하고 추한 방식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시청율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시청자들은 최고 가수들의 최고 실력에서 감동을 찾기를 원한다. "탈락"에 대한 결과에만 집중하여 방송을 만들기 보다는 최고의 가수들이 어떻게 최고가 되는지 그 과정을 잘 보여주는 것이 더욱 감동적일 것이다. 남자의 자격 합창단편이 큰 사랑을 받았던 것은 아마추어같던 그들이 상을 탔기 때문이 아니라 그 과정이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아메리칸 아이돌이나 슈스케와 같은 순위 프로그램은 누가 탈락하는 것에 초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숨은 보물을 발견하는가에 대한 가치가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렇지만 나는 가수다는 누가 선발이 되느냐가 아니라 "탈락"에 초점을 맞춰지고 있으며, 별다른 가치도 없고 감동도 없이 단지 사람들의 말초적인 감정을 자극하여 시청율만 올릴 뿐이다.

최고 가수들을 한 무대에서 만난다는 것은 행복이다. "나는 가수다"가 최고 가수들의 가치와 감동을 더 잘 보여줄 수 있는 방송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