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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2012 총선 이후, 그들의 프레임에 또다시 걸려들고 있다

by 화분 2012. 4. 13.

2012년 총선.

새누리당의 압승, 박근혜의 승리, 야당의 참패로 이야기되고 있는데 이것은 현 정권의 마무리와 대선을 위한 보수권력과 언론의 프레임일 뿐이다.

 

누가 정해준 과반수인가?

많은 사람들이 총선 시작 전 부터 야당의 압승을 주장하면서 과반수는 당연하고 MB 탄핵을 위한 2/3 고지까지 갈 수 있다고 기대하였다. 그런데 누가 야당이 과반수를 정해줬는가? 논리적인 계산 하에 나온 숫자가 아니라 나꼼수와 트위터의 분위기에 빠져 그들 스스로 내린 목표 아닌가? 트위터의 분위기에서 벗어나 현실 여론을 생각했을 때 진보의 승리가 어느 선이었는지, 과연 과반수를 넘어야 승리, 그렇지 못하면 패배인가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야 한다.

 

강원과 충청의 몰락?

영남은 이미 새누리당의 텃밭이었다. 충청권에서 참패를 이야기하지만 충남3, 대전3, 세종, 충북3석이면 18대와 차이가 없다. 충북은 잃었으나 충남 대전은 오히려 기존 자유선진당 의석을 통합진보당이 가져온 셈이다. 강원도가 언제부터 진보의 우세 지역이었나? 지난 도지사 선거에서 엄기영이 불법 삽질만 하지 않았어도 한나라당이 승리했을 수 있는 지역이고 그동안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진보가 이기지 못했던 곳이다. 18대의 무소속 3명 역시 모두 보수 의원이다. 부산 경남에서 진보가 더 많이 가져오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그동안의 지역구도를 깰 만한 상황도 아니고 이는 전라권에서 새누리 의원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결과는 이미 정해져있었다

어떤 결과가 나왔더라도 새누리당의 승리였다. 새누리당은 100석도 힘들다는 식으로 일부러 엄살을 피웠다. 쇄신을 강조하고, 현 정권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박근혜는 원톱으로 대선 유세를 하듯 혼자 전국을 누볐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 때문에 결국 승리를 했고 본인들이 맞다는 것을 다시 강조한다. 역시 박근혜는 능력있고 국민의 지지를 받는 인물이고, FTA는 계속 진행되어야 하며 현 정권의 못다한 1% 밀어주기는 탄력을 받을 것이다. 야당은 능력이 없고 문제인은 인정받지 못한다.

결과론이 아니라 이미 정해진 시나리오였다. 그들은 과반 근처의 의석 확보는 이미 여론조사를 통하여 예상을 하고 있었을 것이며 설사 과반이 아니라 130-140석을 얻었다고 해도 박근혜 때문이고 새누리의 승리라고 떠들었을 것이다. 

 

김용민의 막말로 10여석을 잃었다?

김용민의 막말이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막말파문 이후 일주일여간 전국에서 판세가 뒤집어진 지역이 얼마나 될까? 심지어 노원갑에서 막말파문 때문에 김용민이 패배한 것은 맞는가?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김용민이 앞서고 있는 결과도 있지만, 김용민이 뒤지고 있다는 결과도 분명히 있다. 김용민이 험하게 말하는 타입이라는 것 역시 이미 알고있는 것이었다) 선거 전부터 김용민 막말 파문으로 대서특필하고, 선거 결과 분석 기사마다 이구동성으로 김용민의 막말 파문이 2-3%의 표를 깎아먹었고 10여석을 잃었다는 이야기가 넘쳐나는데 이 역시 정권을 비판하는 나꼼수의 영향력을 무너뜨리기 위한 보수 언론의 프레임이다.

 

물론 통합민주당이 선거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비난받아 마땅하나, 현재 보수 권력과 언론의 프레임에 놀아나면서 중요한 쟁점과 현안들을 잃어가고 있다. 진보 스스로가 이러한 프레임에 빠져들지 말고 연말을 위한 치밀한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