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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음악 영화

기욤 뮈소, "구해줘(Seuve-Moi)"

by 화분 2009. 3. 15.


이전부터 서점에 가면 눈을 끌었던 책이 기욤 뮈소의 소설들이었다.

그 이유라고 하면 정말 보잘것이 없다. 미국 작가들의 소설은 헐리우드 영화와 같이 스릴있고 긴박하게 사람의 예상을 뒤엎는 자극을 주면서 이야기를 구성하는 것에 강점이 있는데 반해 알랭 드 보통이나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같은 작가들은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구성하여 끊임없이 감탄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 알랭 드 보통의 소설 몇권을 읽고 나서 후자와 같은 스타일의 책들에 많은 관심이 생겼는데 후자의 특징을 나름대로 "프랑스식 이름을 가진 작가들"이라고 무의식 속에서 일방적으로 정의한 이후에 (물론 알랭드보통은 스위스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활동을 하고 있으므로 프랑스와 전혀 상관이 없을 것이고 해박한 지식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작가들이 단지 프랑스식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엄청난 논리적 모순을 갖고 있다는걸 뻔히 알면서도 말이다) 그런 작가들 이름이 눈에 띄면 한번이라도 더 쳐다보게 되는 것 같다.

아무튼 이번에도 어김없이 내 눈길을 잡아 끈 것이 기욤 뮈소의 소설이었고 "구해줘"를 읽어보게 되었는데, 통속적이기는 하지만 스릴 있고 치밀하게 전개되는 이야기가 재미있는 책이었다. 
주인공인 쥴리에트나 샘 뿐 아니라 그레이스와 그녀의 딸, 동료 경찰관 등 책에 등장하는 모든 주인공들이 외치는 한 마디가 이 책의 제목인 "구해줘"이다. 서로 다른 이유로 어려움을 겪게 되지만 결국 모든 주인공들이 엮여있는 문제를 서로의 도움으로 풀어내어 모두가 행복한 결말을 맺게 된다.
책에서는 다들 정말 특별하게 힘든 상황이 벌어지면서 "구해줘"를 외치고 있지만, 아마도 세상 사람들은 누구나 큰 이유에서든 작은 이유에서든 저마다 다른 사연으로 도와줘 또는 구해줘를 외치고 있지 않을까? 그래서 사람들이 어디엔가 기댈 수 있는 애인이나 멘토 또는 종교와 같은 방법을 찾게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막상 읽고 나니 미국 소설을 읽은 기분이어서 기대와는 어긋났지만 재미있는 이야기에 만족할만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