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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Italy 2007] 출발 - 20071005

by 화분 2009. 1. 20.
어제 있었던 일들도 금방 잊게 마련인데 일년 반이나 지난 여행 이야기를 회상하면서 쓴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 듯 하다. 결국에는 꼼꼼하지 못하고 게으른 탓에 그때그때 느꼈던 기억이나 추억들을 남기지 못한다는 자책을 갖게 되지만 지금이나마 기억을 돌아볼 수 있다는 것은 나름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어차피 지난 일이니 편하게 여행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드디어 출발이다. 오랫동안 기다리던 이태리 여행.
사실 이태리 또는 유럽을 고대했던 것 보다는 막연하게 멀리 떠나는 여행에 대한 기대가 아니었을까.
대한항공의 협찬을 받아서 출발하는 것이니 만큼 비행기표는 한달도 전에 예매를 해 놓았었지만, 막상 닥쳐서 준비를 시작하는 바람에 제대로 준비를 하지는 못했던 여행이다. 짐의 무게를 최소화 한답시고 여행책도 없이 출발을 해놓고 막상 현지에서는 민석이 집에서 가져온 Lonely Planet에만 의존해서 돌아다녔던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고민을 아예 하지 않았던 것도 아니다. 나름 Google Map에 어떤 곳을 봐야할지 check를 해서 프린트도 해가고 주요 도시의 민박집 전화번호들도 챙겨갔으니 말이다. 그런 자료들이 적지 않게 있었는데 오래된 탓에 어디에 숨어있는지도 모르겠다. 한번 정리를 하게 되면 따로 꺼내 놓아야 겠다.
아무튼 걱정 없이 큰 설레임을 갖고 출발한 여행이다.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에 있는 대학 후배 민석이와 여행을 하자고 했던 것이 오래전 일인데 다행히도 같이 시간을 맞춰 여행을 할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었다. 민석이가 박사 과정에 있을 때 같이 설악산에 놀러간 기억이 있지마는 (설악산에 갔다가 이상한 소문?을 듣고 경포대에 헌팅을 하러 갔었는데 정말 사람이 없어서 그냥 허탕만 쳤던 기억도 있다) 네덜란드로 떠난 후에는 그럴 수 있는 시간이 없어서 아쉬웠던 차에 큰맘을 먹고 (사실 어떤 사람들에게는 큰맘까지 아니었어도 같이 여행할 수 있었겠지만 미리 무슨 준비 하기 어려운 나에게는 정말 큰 맘이었다) 시간을 맞추어 계획한 여행이었던 것이다. 그 전에 독일 출장때 두번쯤 만난적이 있기는 하지만 해외에서 여행만으로 만나기는 처음이었다.

나중에 느낀 것이지만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이 쓰였던 것이 카메라 준비였다. 오랫동안 써왔던 Canon Ixus 500의 배터리를 마지막 독일 출장중에 잃어버려서 (둘중의 한개 - 하나만 없어도 하루종일 촬영을 할 수 없으므로 치명적이다) 태섭이의 올림푸스 카메라 (뮤 800만 화소급)를 빌려왔는데 품질을 확인하지 않은데다가 전혀 손에 익지 않은 것이 마음에 걸렸는데 결국 이것이 나중에까지 후회를 하게 만들었다. 그것이 DSLR에 대한 욕심을 갖게 만들고, 지금의 D80을 만나게 해주었지만 아직도 이탈리아 여행에서 좋은 사진기를 가져가지 못했던 후회를 보상하지 못한다. 아무튼 이렇게 저렇게 해서 여행을 떠났다.

비행기 안에서의 풍경은 언제나 재미있고 신기하다. (그런데 사진 비율이 왜이럴까? -.-) 정말 새삼스럽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착륙 직전.

스키폴 공항에 내렸다.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스키폴 공항의 내부 인테리어가 특이하다.

공항 간판.

아인트호벤으로 가는 기차표를 사야하므로 티켓 창구를 찾았다.

기차표를 산 이후에 기차를 타려고 하는데 우리나라나 미국과는 다르게 공항 안에 너무도 자연스럽게 기차역 출입구가 있다.
이것 말고도 몇가지 참고하면 도움이 될만한 tip이 있었는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__)

아인트호벤으로 가는 기차 안내판.

아인트호벤에 내렸다.

네덜란드의 기차는... 그냥 평범하다 -.-

이정표

아인트호벤의 명물! -.- TU/e (Technische Universiteit Eindhoven - 아인트호벤 공대라는 뜻이다)
여기는 박지성과 이영표 덕분에 엄청 잘 알려진 곳이지만 필립스의 본사가 있는 곳이며, 필립스가 세워놓은 유명한 공과대학이 TU/e 이다. 네덜란드는 아인트호벤 공대와 델프트 공대가 유명한데 두 대학이 엄청 경쟁을 한다고 한다 (은근 유치하게 말이다. 예를 들면 친선 축구에서 이긴 학교의 다음날 신문 일면에 축구에서 대승을 했다고 보도한다고 한다는 것 같이 말이다. 포항공대와 KAIST가 니네 기숙사가 더 좋으니 우리 기숙사가 더 좋으니 싸우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보면 되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도 엄청 유치하다 -.-)

대학 일년 후배 민석이. 포닥을 하고 있는데 이당시만 해도 싱글이었던 녀석이 3월에 결혼을 한다고 문자를 날려왔다.
이때만 해도 혼자 방바닥 긁으면서 심심해 죽겠느니 여행 갈 사람 없다느니 하면서 나와 함께 할 것 같았던 놈이 말이다...
축하해~ 나를 잊지는 말아줘~ ㅜㅡ

간단하게 학교를 구경하고 저녁 식사를 한 후에 집에 들어가서 첫날 밤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