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음악 영화

컨트롤러, The Adjustment Bureau

by 화분 2011. 7. 15.


장마의 끝자락 나른한 오후에 영화 한 편.
처음 개봉할 때 제목만 보고 마음에 안 들었던 영화이고 (비슷한 때에 제목이 맘에 안 들었던 영화가 두 편이 있는데 다른 한 편은 소스코드다), 가끔 들려오는 감상평이 인셉션의 상상력과 본 시리즈의 액션이 어설프게 만났다는 (영화 홍보 카피가 "인셉션의 상상력과 본 시리즈의 액션이 만났다"였음) 것들이라서 그렇게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올레tv에서 눈에 띄어 시청하기를 눌렀다.

내 인생은 누가 정하는 것일까? 누군가에 의해 계획이 되어있고 정해져 있는 것일까? 
설마... 내 인생을 누가 정했을 리는 없다. 물론 태어난 환경과 타고난 성격과 자질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같은 조건 안에서의 인생은 자기 스스로가 선택한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스스로 선택하는 길이 사람마다 그다지 크지 않다. 주변을 둘러보면 태어나서 좋은 대학이라는 같은 목표를 갖고 같은 커리큘럼에 맞추어 공부한다. 대학에 진학하면 좋은 회사라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똑같이 공부하고 노력한다. 그리고 좋은 회사에 들어가서는 과장, 차장, 부장, 임원을 향하여 열심히 일하고 무난한 엄마아빠가 되어 같은 방식으로 아이들을 키운다. 이정도면 누가 내 인생을 컨트롤 한다고 볼만하지 않을까?

그런데 이거 보고 감동받는 사람들도 컨트롤 당하는건 아닐지?
영화의 마지막에 나오는 말은 결국 이 영화의 너무도 모범생 스러운 메시지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리가 정해준 길을 가지. 너무 두려워서 다른 인생을 탐험하지 못하지.
하지만 어쩌다 한번씩 자네처럼 우리가 설치한 장애물을 모드 쓰러뜨리는 사람이 생겨. 
그들은 자유의지가 그것을 얻기 위해 싸우기 전까지는 어떻게 쓸 수 있을지 모르는 선물임을 깨닫는 사람들이야"
이런 말에 감동을 받는 사람들은 컨트롤러의 조정을 받는 사람들일꺼야...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