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담

중1 친구들

by 화분 2012. 12. 2.

지난주에 우연찮게 중1 담임선생님과 연락이 되면서 한 10여명 되는 친구들의 연락처를 알게 되었다.


그 친구들을 만났을때가 서울에서 올림픽을 했던 해였으니 24년 이전의 일이다. 1학년을 마친 후 대단하게 계속 연락을 했던 친구도 없었고, 10여년 전 알럽스쿨 덕분에 친구들을 만났을 때에도 중1때의 친구들은 만나지 못했으니 헤어진지 정말 오래된 일이다. 그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뭐라고 말문을 열어야 하나? 반말을 써야 하나 말을 높여야 하나? 나를 기억이나 할까? 기억을 못한다면 무슨 말을 해야 하나? 더 걱정이 되었던 것은 선생님에게 받은 연락처의 대부분이 여학생들이라는 점이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당시에는 워낙 여자들과 담을 쌓고 지냈던 터라 친하기는 커녕 말한마디 안했던 애들이 대부분이었다. 


많은 생각이 머릿속에 맴돈지 4일만에 수화기를 들었다. 연락을 하고 그 오래 전의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며칠동안 머릿속을 채우던 고민들은 눈녹듯이 사라지고 편하게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친하게 지내거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같은 공간과 같은 기억을 나누었던 친구들이기 때문에 2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어도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지 않았을까.


한명 한명 친구들의 그동안의 생활도 더 알고 싶고, 24년전 우리의 기억들을 하나하나 찾아가는 시간을 갖는 것이 앞으로 할일이 아닐까. 이런 추억으로 삶이 조금 더 윤택해지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