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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사용자를 한 번에 이해하고 만족시키는 것은 매우 어렵다

by 화분 2012. 12. 26.

쭈가 밤중에 울면서 잠에서 깬다.


손으로 무엇인가를 만지려고 하길래 내 손가락을 가져다준다. 평소 내 손가락을 잡고 나를 데리고 다니니까 내 손가락을 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게 아니라며 내 손을 뿌리치고 다시 운다. 나는 또다시 나의 다른 손가락을 가져다 준다. 쭈가 종종 여러 개의 손가락 중에 하나를 잡았다가 놓았다가 다른 손가락을 잡는 경우들이 있기 때문이다.


또다시 이게 아니라며 내 손을 뿌리치고 다시 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반대편 손을 내밀어본다. 이전에 다른 손가락을 잡기도 했으니까.


쭈는 다시 내 손을 뿌리치고 운다. 나는 손가락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면서 물병을 쭈의 손에 쥐어주고, 그제서야 쭈는 울음을 멈추고 열심히 물을 마시고 다시 편안하게 잠자리에 든다. 


17개월 된 아기가 원하는 것을 맞춰주는 것은 정말 어렵다. 마찬가지로 UX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맞춰주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말을 할 수 있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만큼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이 어렵다는 말이다.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한 방에 정확한 요구를 기대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는 의미이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실패한 후 이것이 아니라며 아예 전체를 접는 경우라든지, 비용을 들여서 외부에 용역을 맡겼는데 원하는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비용을 버렸다고 생각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는데 실패 또는 시도가 의미 없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서 무엇을 배웠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판단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사용자를 한 번에 이해하고 만족시키는 것은 매우 어렵다. 시행착오가 필수적이다. 다만 한두번 실패 후에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