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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음악 영화72

프로스트/닉슨 단 하나의 스포츠 게임이나 한 번의 거대한 전투도 좋은 영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단 한 번의 인터뷰를 가지고 두 시간동안 눈을 떼지 못하는 영화를 만들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이 영화에서 론 하워드와 두 명의 배우들은 이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영국과 호주에서 활동하던 쇼 호스트인 프로스트는 닉슨의 하야 소식들 듣고 닉슨과의 인터뷰가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 직감한다. 물론 그때의 느낌은 진지하게 사실을 밝히려는 언론인의 입장과는 거리가 먼 쇼라는 측면의 생각이었을지도 모른다. 반면에 다시 한번 정계로 복귀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던 닉슨은 이 인터뷰가 자신에게 부도 가져다줄 뿐 아니라 자신을 좋은 대통령의 이미지도 살릴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한다. 큰 금액을 인터뷰 비용으.. 2009. 3. 18.
공지영,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공지영의 필체는 여전히 산뜻했으나 그녀의 이야기라고는 생각되지 않은 소설이다. 일본에서 만난 남자에 대한 기억으로 편치 않은 날들을 보내던 홍이 그녀를 잊지 못했던 준고 그리고 15년동안 그녀만을 바라보기만 했던 민준. 그 남자가 귀국한다는 것 만으로도 예상되는 이야기였지만 나도 모르게 민준을 응원하고 있었다. 그 상대가 일본 남자라는 점도 없지는 않았을테고, 그렇게 자기만을 기다려왔던 남자를 끝내 버리는 홍이의 모습을 보기 싫었기 때문이다. 츠지 히토나리가 같은 이야기를 서로 쓰면서 한국 여자의 생각을 알 수 있었다고 했던 것 같은데 정말 한국 여성들의 생각이 홍이와 같은 것일까 궁금하다. 한일 합작(?) 소설이라는 점 때문이었을까... 비슷한 주제로 펜을 들었다면 공지영은 어떤 결말을 냈을지 궁금하다. 2009. 3. 17.
The Wrestler 긴말 필요 없이 마지막 램의 대사가 이 영화의 전부를 말해준다. ------------------------------------------ 내 심장은 아직 뛰고있어. 난 내가 뭘 하는지 잘 알아, 내가 다치는 곳은 밖의 세상이야.. 밖의 세상은 나한테 관심이 없어. 관중들의 소리 들려? 날 부르는 거야, 가야해. 이것은 내가 아는 유일한 것입니다. 열심히 살고 일하면서... 바쁘게 살면... 대가를 치루게 되고, 인생에서 사랑하는 모든 것을 잃고, 사랑하는 이들을 잃습니다... 과거처럼 귀가 잘 들리지도 않고 ...기억력도 떨어졌죠, 그리고 과거처럼 잘생기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젠장, 난 아직 살아있고 아직도 "램"입니다. 시간이 지나고 사람들이 나는 끝났고 패배자이고, 더 이상 못한다고 하지만... .. 2009. 3. 15.
기욤 뮈소, "구해줘(Seuve-Moi)" 이전부터 서점에 가면 눈을 끌었던 책이 기욤 뮈소의 소설들이었다. 그 이유라고 하면 정말 보잘것이 없다. 미국 작가들의 소설은 헐리우드 영화와 같이 스릴있고 긴박하게 사람의 예상을 뒤엎는 자극을 주면서 이야기를 구성하는 것에 강점이 있는데 반해 알랭 드 보통이나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같은 작가들은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구성하여 끊임없이 감탄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 알랭 드 보통의 소설 몇권을 읽고 나서 후자와 같은 스타일의 책들에 많은 관심이 생겼는데 후자의 특징을 나름대로 "프랑스식 이름을 가진 작가들"이라고 무의식 속에서 일방적으로 정의한 이후에 (물론 알랭드보통은 스위스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활동을 하고 있으므로 프랑스와 전혀 상관이 없을 것이고 해박한 지식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 2009. 3. 15.